(미디어 다음 기고)

http://sports.media.daum.net/soccer/news/col/cha/view.html?gid=10523&newsid=20111009154637473&p=m_daum


축구국가대표팀이 화요일 수원에서 UAE와 월드컵 예선전을 치릅니다. 타이틀이 걸린 경기인 만큼 승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승리를 위해 응원할 거고요. 경기 결과를 예상하는 기사, 많이 나올 겁니다. 저는 이번 경기를 TV로 또는 현장에서 보실 분들을 위해 A매치를 경제적으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액수 등은 축구협회에서 밝히기를 꺼려하는 만큼 업계 추정치에 근거한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A매치 1경기가 만들어내는 돈의 흐림을 가늠해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A매치 수익 및 지출 구조


일단 수익은 크게 입장권 수익, 중계권, 타이틀 스폰서, A보드 사용권으로 나뉩니다. 입장권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만석이 된다면 약 15억원입니다. 방송국으로부터 받는 중계권료는 업계 추산 10억원 정도이고요. 타이틀 스폰서는 약 2억원 선입니다. 상암에서 만원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대박 A매치를 하면 25억원 안팎 수입이 생길 겁니다.

지출은 경기장 대관료, 수도·전기·가스세, 각종 세금, 대전료, 우리 선수단 수당 등입니다. 경기장 사용료는 1억원에서 2억원 사이입니다. 협회가 시설관리공단에 지불하죠. 수도·전기·가스세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라 크게 신경 쓸 건 없습니다. 그러나 세금은 입장수익의 10%로 꽤 많죠. 또 A보드 등 광고판에 대한 세금도 있습니다. 광고판 크기에 따라 그 액수가 달라집니다. 대전료는 평가전인 경우에는 있지만 타이틀이 걸린 경우에는 없습니다. 평가전인 경우에는 상대가 어떤 팀이냐에 따라 대전료는 천차만별입니다. 좋은 팀을 데려오면 대전료가 비싸고 우리가 계약에 따라 체재비, 항공료까지 지불해야하는 경우도 있죠. 따라서 세계 정상권 팀이 방한하면 협회 수익은 줄게 마련입니다. 반대로 방송국은 광고수익을 더 많이 올릴 수 있어 강팀을 선호하죠. A매치 후 협회가 선수단에 주는 수당도 적지 않습니다. 보통 선수 300만원, 지도자 500만원씩입니다. 1경기에 총 1억원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협회는 A매치 수익률을 총 수입 대비 30% 선으로 봅니다. 중계권, 타이틀 스폰서만으로도 비용을 충당하고 남습니다. 결국 최종 수입이 정해지지 않은 입장권 수입, 그게 많으면 협회는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그게 적으면 수익이 좀 줄죠. 월드컵이 열리는 해, 입장수익은 크게 늘게 마련이죠. 지난해 협회는 A매치 입장수익으로만 37억원을 벌었습니다.

▲경기장 內 광고


크게 센터 서클 광고와 A보드로 나뉩니다. 센터서클은 타이틀 스폰서 것이죠. 올해는 하나은행이 하고 있습니다. 경기 시작전, 하프타임 때 센터서클을 덮고 있는 통천이 하나은행 것이죠. 경기장 높은 곳에 아래로 걸린 대형 프래카드에도 하나은행이 쓰여집니다. 폴란드전도 그랬고 UAE전도 그럴 겁니다.

A보드 광고는 협회 협찬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축구협회 공식후원사들은 협회에 현금과 현물 등을 제공합니다. 대신 A보드 사용권을 얻어 TV 중계 등을 통해 자기 회사의 로고 또는 이름을 알리게 되죠. 협회 협찬사는 총 11개입니다. 그 중 나이키, 하나은행, KT가 이른 바 빅 3라고 할 수 있죠. 나머지 협찬사는 서로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돈을 많이 내는 빅3 협찬사는 당연히 더 좋은 대우를 받겠죠. 나이키는 유니폼과 공에 대한 권리를 가졌죠. KT는 유니폼에 KT로고를 새겨 나이키와 함께 경기 내내 로고가 노출되는 효과를 누립니다. 하나은행은 타이틀 스폰서라는 자격이 주어졌죠. 앞으로 A매치 할 때 잘 보시면 빅3 협찬사의 A보드는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하거나 다른 작은 협찬사에 비해 A보드 숫자가 많다는 걸 보실 겁니다. A보드 크기가 다 똑같기 때문에 숫자로, 위치로 혜택을 차등적으로 주는 겁니다. LED 광고판이 설치돼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보드 숫자가 아니라 노출 시간으로 빅3에게 메리트를 줍니다. 다른 협찬사들에 비해서 더 많은 시간 동안 로고를 노출해주는 식이죠.

▲인터뷰 백드롭


감독, 선수가 인터뷰를 할 때 뒤에 세워진 백드롭을 보셨죠? 그것도 협찬사들의 로고, 이름으로 도배돼 있습니다. 얼핏 보면 협찬사 로고와 이름이 모두 똑같이 분포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로고 개수가 다릅니다. 많은 돈을 낸 협찬사일수록 개수가 많은 것은 당연하죠. 경기 끝나고 운동장에서, 경기 후 인터뷰실과 믹스트 존에서 이뤄지는 인터뷰에서는 뒤에 모두 백드롭이 세워집니다.


▲선수, 뛰어다니는 광고판

선수들은 유니폼은 똑같은 것을 입습니다. 딱히 다른 걸 입을 필요가 없죠. 모두 나이키입니다. 그러나 신발을 다릅니다. 몇 년 전에는 신발도 모두 나이키를 신게 했죠. 자신을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용품업체가 있을 경우에는 그 신발을 신되 로고를 떼거나 검게 칠해 가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경기력에 절대 영향을 미치는 신발 만큼은 자신이 신고 싶은 걸 신으면 됩니다. 로고도 지울 필요 없고요. 구자철, 손흥민은 아디다스를 신습니다. 박주영, 이정수는 미즈노이고요.

▲앰부시 마케팅, 1회성 광고 및 후원은 사절

A매치를 할 때는 협회 공식 후원사 이외 광고판은 거의 없습니다. 협회가 후원사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1회성 광고 및 협찬을 대부분 거절하기 때문이죠. 공식후원사도 아닌데 인기 있는 경기를 이용해 홍보하려는 기업에게 메리트를 준다면 공식후원사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게 되니까요. 협회가 추가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1회성 광고나 후원을 거부하는 이유죠. A매치 도중 이상한 광고판이 등장하면 협회는 그걸 곧바로 철거합니다.

반면 앰부시 마케팅은 참 애매합니다. 규제하기 힘든 경우도 적잖죠. 얼마 전 가나와 평가전을 할 때 STX는 가나 팬들이 흔드는 가나 국기에 STX를 새겨넣었습니다. 국기를 치우라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협회로서는 STX가 얄미워도 그냥 놔 둘 수밖에 없었죠

참고로 얼마 전 대구에서 끝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교묘한 앰부시 마케팅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류샹이 110미터 허들을 뛰는 날이었죠. 당연히 이 장면은 중국에 생중계될 거고요. 이를 틈타 현대자동차는 많은 중국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동원해 현대자동차 로고가 새겨진 T셔츠를 입혔습니다. 류샹 출전에 맞춰 TV 카메라는 중국팬들을 자주 비췄고 그게 중국 전역으로 중계되면서 현대자동차는 앰부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자동차 공식 스폰서는 도요타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중국 사람들에게는 현대자동차가 공식스폰서인 것처럼 비춰졌겠죠.

스포츠는 점점 세계적으로 글로벌화, 산업화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량을 겨루는 전통적인 개념의 스포츠를 뛰어넘어 돈을 버는 상품이 된 거죠. EPL이 글로벌 스포츠계에서 최고 히트상품이 된 것을 보면 그 위력과 영향력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스포츠 산업의 규모는 스포츠 선진국들에 비하면 많이 뒤지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앞으로 스포츠를 산업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더 강해질 겁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돈의 흐름을 관찰하면 산업적인 측면에서 스포츠가 갖는 또 다른 가치를 알 수 있죠. 이 글도 축구팬 여러분들에게 A매치 수익과 관련된 재정적인 흐름을 조금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봅니다.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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