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미국프로풋볼(NFL)로 들썩이고 있다. 팀이 32개밖에 안 된다. 경기수도 팀당 16경기 뿐이다. 그래도 미국은 NFL에 열광한다. 전문가들은 "NFL이 우리로 말하면 땅따먹기와 비슷하다" 면서 "정복욕, 애국심, 투지 등 미국적인 가치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스포츠" 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이렇게 엄청난 대중적인 인기와 관심에 힘입어 NFL는 매년 높은 수익을 올린다. 올해도 변함없이 2월 첫째 주 일요일, NFL 마지막 승부인 슈퍼볼(Super Bowl)이 벌어진다. 슈퍼볼이 열리는 날은 '슈퍼 선데이'로 불린다. 미국에서는 추수 감사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날. NFL 홈페이지는 올해 슈퍼 선데이에만 총 5000만달러 어치 스낵류가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슈퍼볼과 돈=미국은 무한경쟁, 자율경쟁을 모토로 하는 나라다. 전형적인 자본주의가 가장 리얼하게 적용되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게 '돈' 으로 환산된다. 슈퍼볼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게 슈퍼볼 광고 액수다. 올해 광고액은 초당 1억3000만원이다. 30초 광고액은 무려 350만 달러로 역대 최고액이다. 입장권도 250만원에서 1500만원에 이른다. 올해 슈퍼볼이 열리는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은 6만3000석 규모다. 평균 입장료를 500만원으로 치면 입장료 총수입만 3150억원이다. 방송국이 벌어들이는 슈퍼볼 광고액도 2800억원 안팎이다. 미국 사람들이 " 슈퍼볼은 경제 불황이 통하지 않은 스포츠 " 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경기가 나쁘면 나쁠수록 그나마 있는 자본은 최상위 프리미엄 상품으로 몰리는 게 이치다.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글로벌 기업들, 경제 불황 속에서도 돈 자랑을 할 수 있는 고소득계층으로서는 자신의 위치와 역량,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게 슈퍼볼 이다.



■슈퍼볼과 중계=슈퍼볼 중계는 몇 년 후까지 정해졌다. 올해는 NBC가 하고 내년에는 CBS가 한다. 그리고 후 년에는 FOX 차례다. 그렇게 슈퍼볼은 2023년까지 중계방송국이 정해져있다. 그만큼 매력적인 ' 킬링 컨텐츠 '라는 뜻이다. 매년 슈퍼볼을 보는 시청자는 미국에서만 1억명에 이른다. 3명 중 한명이 보는 꼴이다. 시청자가 많으면 방송국은 중계권을 사길 원하고 기업은 광고하기를 소망한다. 모든 게 TV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TV 보급은 스포츠 역사상 최대 혁명이다. TV가 없었을 때 스포츠 이벤트는 지역 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TV가 보급되면서 나라 전체 이벤트가 됐고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상품이 됐다. 스포츠 산업계가 TV 보급을 ' Small Screen, Big Impact ' 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국토가 무척 큰 나라다. TV 중계가 있어야만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될 수 있고 그래야 돈도 벌 수 있다. 조성식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미국은 금요일 고등학교 풋볼, 토요일 대학교 풋볼, 일요일 NFL, 월요일 먼데이 나잇 풋볼 등을 즐긴다"면서 "경기를 요일별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관련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은 중계효과를 극대화시키면서 중계권료를 끌어올리려는 의도" 라고 설명했다.



■슈퍼볼과 광고=슈퍼볼 광고는 앞서 설명한 대로 무척 비싸다. 매년 인상되는 30초 광고료가 슈퍼볼의 위상과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 지 오래다. NFL이 광고액수를 밝히는 이유는 무척 실리적이면서도 미국적이다. 광고료가 비쌀수록 슈퍼볼의 위상이 높아진다. 그리고 슈퍼볼 광고를 사는 기업들은 최대 스포츠 이벤트에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소비자들에게 보여준다. 현대자동차, 혼다, 삼성전자, 코카콜라,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투어 슈퍼볼 광고를 산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들은 슈퍼볼만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새로 만든다. 그리고 슈퍼볼 전용 광고들은 NFL은 물론 미국 언론들에 의해 소개되며 네티즌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최근 NFL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슈퍼볼을 볼 사람 10명 중 4명꼴로 광고를 보고 싶다고 답했다. 사람들도 기업만큼 광고에 민감하다는 의미다. 슈퍼볼은 60분 경기지만 실제로는 4시간 안팎 진행된다. 타임아웃, 터치다운, 공수교대 등이 이뤄질 때 경기가 중단되고 광고가 나간다. 경기 종료 2분 전에는 무조건 타임아웃이 선언된다. 시청률을 끌어올려 광고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 경기규칙을 TV 중계에 최적화해 변경시킨 결과 다. 한양대학교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 이종록 연구원은 "NFL은 경기수가 적기 때문에 모든 구단은 모든 경기를 최고 이벤트로 만들고 팬들도 그걸 무척 보고 싶어 한다" 면서 "NFL 입장료가 MLB, NBA 등에 비해 비싼 것도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 라고 분석했다.



■슈퍼볼과 재미=미국은 스포츠를 단순히 스포츠로 보는 걸 넘어 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해 재미있고 흥미로운 페스티벌로 만든다. 그게 팬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많은 사람들은 재미와 흥미 요소가 강하게 가미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보고 싶어 한다. 슈퍼볼은 경기 이전과 하프타임 때, 관련 행사 또는 공연을 한다. 경기 전에 하는 것은 Lead-Out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Lead out(춤을 추기 위해 상대 여성을 끌어낸다)이라는 뜻 그대로 경기 전 팬들의 관심을 끄집어내는 게 목적이다. 그보다 더 유명한 것은 하프타임 쇼다. 이전에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마칭 밴드가 출연했지만 최근에는 세계 정상급 음악가, 유명 가수가 나오는 무대로 바뀌었다. 뉴 키즈 온 더 블록, 마이클 잭슨, 스팅, 저스틴 팀버레이크, 롤링 스톤스, 프린스, 더 후 등이 이미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올랐다. NFL은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걸 눈치채고 스폰서도 따로 붙였다. 올해는 브릿지스톤이 하프타임 스폰서다. 이전에는 펩시, AT & T, AOL 등도 하프타임 쇼를 협찬했다. 이처럼 슈퍼볼은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 및 기업의 관심과 돈을 최대한으로 긁어모으기 위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한판의 '머니 게임' 이다.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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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lagbook.com/blogs/3572915 유리 2013.02.01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슈퍼 볼은 훌륭한 게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