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은 낯설음을 의미한다. 오른손 잡이에 비해 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츠에서 왼손잡이는 희소성이 높아 귀한 존재로 여겨진다. 왼손잡이는 오른손 잡이와 싸울 때 편안함을 느끼는 반면 오른손 잡이는 왼손 잡이와 겨루면 어딘가 어색하다. 기량이 똑같을 경우 왼손 잡이가 이기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지난 813일은 세계 왼손 잡이의 날이었다. 스포츠 종목별로 드러난 왼손 잡이의 장단점을 풀어본다.

 ■왼손잡이가 대체적으로 유리한 야구=타자인 경우는 무조건 유리하다. 왼손잡이가 오른손 잡이에 비해 1루 베이스에 두 발짝 정도 가깝게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1루에서 세이프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왼손잡이는 2루타, 3루타 등 장타를 칠 공산도 크다. 일반적으로 야구에는 당겨 치는 스윙이 많다. 왼손잡이가 당겨 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고 2루를 거쳐 3루로 달린다고 가정하자. 공은 우익수 쪽에 떨어졌지만 주자는 우익수보다 점점 먼 2루와 3루를 향한다. 그래서 3루타가 왼손잡이 타자에게서 더 많이 나온다.

 왼손잡이 투수도 유리한 점이 많다. 왼손 투수들이 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타자들도 왼손 투수를 경험해볼 기회가 적다. “공이 빠른 왼손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 온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1루에 견제구를 던질 때도 1루를 보고 투구 준비를 하는 왼손 투수가 유리하다.

 내야수는 1루수를 빼놓고 2루수, 유격수, 3루수는 다 오른손 잡이다. 볼을 잡자마자 1루에 공을 뿌리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포수는 거의 모두 오른손 잡이다. 왼손 포수는 오른손 타자들이 많은 상황 속에서 도루를 저지하기 위해 2루로 공을 던지지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외야수는 오른손, 왼손을 굳이 따지지는 않는다. 다만 타구가 많이 날아가는 좌익수는 수비가 좋은 선수, 우익수는 장타를 막기 위해 강한 어깨를 가진 선수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왼발잡이가 다양한 세트피스를 가능케 하는 축구=왼발잡이는 쓰임새가 많다. 일단 왼쪽 수비수, 왼쪽 미드필더는 왼발잡이가 유리하다. 오버래핑에 이어 공을 접지 않고 곧바로 크로스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왼발 잡이가 차는 킥의 각도가 오른발 잡이와 정반대라는 점도 주목해야한다. 오른쪽 코너에서 왼발 잡이가 코너킥을 차면 킥은 문전으로 휘어진다. 이런 현상은 오른쪽 진영에서 프리킥을 차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왼발잡이 키커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킥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세트피스를 구사할 수 있다. 게다가 프리킥에 앞서 왼발잡이와 오른발 잡이 키커가 동시에 킥을 준비하고 있다면 수비하는 팀은 프리킥을 1차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구축한 장벽에 한명이라도 더 세워야하는 부담감이 생긴다.

 측면에서는 왼발 잡이가 왼쪽에 서지만 중앙에서는 정반대다. 중앙 요원들은 왼발 잡이가 중앙 두 자리 중 오른쪽을 맡는다. 이는 왼발 잡이가 중앙 오른편에 위치할 경우, 상대 진영을 더 넓게 보고 좌우 측면을 갈라주는 패스하기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왼손잡이가 포지션에 따라 뚜렷한 장점을 지닌 배구=배구는 왼손 잡이와 오른손 잡이가 포지션별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왼손잡이는 라이트 공격수를 주로 맡는다. 오른쪽에서 왼손으로 때려야만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타구 각도도 더 넓어진다. 수비하는 팀은 막아야할 곳이 그만큼 더 많아진다.

 공을 올려주는 세터도 왼손 잡이가 유리한 면이 있다. 그건 리시브가 좋지 않아서 2단 공격을 할 때다. 세터는 자기 오른쪽에 네트를 놓고 토스를 할 준비를 한다. 그 때 만약 리시브가 좋지 않아 2단 공격을 해야 한다면 오른손 잡이 세터는 몸을 틀어서 공을 때려야하지만 왼손 잡이 세터는 그대로 점프해서 공을 때릴 수 있다. 그만큼 타이밍이 빠르고 그만큼 득점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다. 반면 센터는 대부분 오른손 잡이다. 세터와 마주보면서 세터가 올려주는 토스를 속공으로 연결하려면 오른손으로 때려야하기 때문이다.

 ■왼손잡이를 위한 종목인 테니스와 배드민턴=테니스는 코트를 좌우 절반을 나누어 서브를 넣는다. 왼쪽을 듀스 코트라고 하고 오른쪽을 애드 코트(어드밴티지 코트)라고 한다. 선수들은 듀스 코트에서 첫 서비스를 넣고 다음은 애드 코트, 그 다음은 다시 듀스 코트 등 양쪽을 한 번씩 오가며 서브를 넣는다. 그렇게 하면 듀스 상황이 되면 무조건 애드 코트에서 서브를 넣게 된다. 애드 코트에서 왼손 잡이가 사이드 라인 쪽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스성 서브를 넣는다고 가정하자. 그 서브는 상대 코트에 떨어진 뒤 급격하게 밖으로 휘어져 나간다. 게다가 상대 선수가 만일 오른손 잡이이라면 그 서브를 받기 위해 옆으로 많이 움직이며 백핸드로 공을 넘겨야한다. 그렇게 넘어온 볼은 왼손 잡이 선수의 밥이 될 공산이 크다.

 배드민턴은 셔틀콕에 비밀이 숨겨 있다. 셔틀콕에 꽂힌 거위털은 똑같은 방향으로 꽂혀 있다. 그 방향은 공을 뒤에서 볼 경우 시계방향이 된다. , 셔틀콕이 시계방향으로 돌면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그만큼 빨리 날아간다. 반대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공기저항이 커져 속도가 감소된다. 왼손잡이가 셔틀콕을 강하게 치면 셔틀콕은 시계방향으로 돌고 속도도 빠르다. 셔틀콕 최고 스피드 기록을 갖고 있는 것도 왼손잡이다. 말레이시아 탄분헝은 20099월 이벤트 행사에서 시속 421km로 셔틀콕을 쳐서 기네스북에 올랐다. 공식 경기에서는 중국 푸하이펑이 시속 332km로 때린 게 최고다. 둘 다 왼손잡이다. 남자단식 세계 1위 중국 린단도 왼손잡이다.

 

 ■왼손잡이가 유리한 점이 거의 없는 농구=농구에는 왼손 잡이가 유리한 게 거의 없다. 일정한 방향으로 운동을 해야 하는 야구, 배구 등과 달리 코트 위치와는 무관하게 전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른쪽 라인을 돌파할 때는 오른손으로 드리블하고 왼쪽 라인을 파고들 때는 왼손으로 드리블을 해야 상대가 막기 힘들다. 슈팅을 막을 때도 손을 막는 게 아니라 공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왼손잡이라고 특별한 메리트는 없다. 왼손잡이 가드 출신 허재 KCC 감독은 지금까지 운동을 하면서 왼손잡이가 유리한다는 걸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면서 농구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양손을 모두 잘 쓰게 훈련받는다고 말했다.

 ■왼손잡이가 오히려 불리한 골프=골프는 오히려 왼손 잡이가 불편한 게 많다. 훈련할 수 있는 타석이 부족하고 클럽 숫자와 종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원래 왼손잡이라고 해도 골프는 오른손으로 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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