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이면 세계 스포츠 최대 잔치인 올림픽이 런던에서 열린다. 1896년 아테네에서 1회 대회가 열린 뒤 이번이 30번째 대회다. 올림픽을 치를 때마다 개최국이 하는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종합순위? 메달수? 물론 그것도 중요하겠지만 진짜 고민은 다른 데 있다. 첫 번째는 안전이다. 테러, 사고, 잡음 없이 말 그대로 무사히올림픽을 치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손님을 초대해 잔치를 벌이는 주인이라면 제일 처음으로 무조건 완수해야하는 임무다. 그리고 두 번째 고민은 이번 대회를 올림픽 역사상 어떤 유산(Legacy)을 남기는 대회로 만들 것인가에 있다. 단순히 한차례 대회를 치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자기가 개최한 대회를 올림픽 역사상 큰 획을 긋는 대회로 만들고 싶은 게 개최국의 공통된 소망이다.

 

 

 그렇다면 영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어떤 유산을 남기기를 원할까. 그건 여성 소셜림픽(Socialympics) 클린 올림픽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여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정신을 실행하는 영역을 6개로 분류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여성과 스포츠. 올림픽에서 남녀평등을 상징적으로 이뤄낸 대회가 바로 런던올림픽이다.

 런던올림픽에는 출전국 전부가 여성 선수를 파견한다. 2회 파리 올림픽(1900)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출전한 이래 122년 만에 이뤄지는 최초 남녀평등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카타르, 브루나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자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IOC 권고로 사우디가 막판 여성 선수 파견을 결정함에 따라 출전국 모두가 여성 선수들을 보내게 됐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종목에서도 남녀가 같아졌다. 여자 복싱이 정식종목이 되면서 26개 전 종목에서 남녀선수가 모두 출전한다. 복싱 금메달수에서 남자 10, 여자 3개 등으로 종목과 체급별 메달수에서는 여전히 남자가 많지만 어쨌든 여성이 뛰지 못하는 종목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조성식 교수는 과거 사회에서는 전통적인 여성스러움, 남성에 비해 여성들의 신체적인 열세가 강조되면서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추세가 20세기 중반부터 달라졌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여자배구가, 1976년 몬트리올대회에서는 여자농구가 정식종목이 됐다. 남자의 전유물로 평가돼온 마라톤은 1984LA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남녀 레이스가 모두 열렸다. 유도(1992년 바르셀로나), 레슬링(1996년 애틀랜타)에 이어 이번에 복싱까지 투기종목도 모두 여자에 문을 열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여자출전선수 비율이 사상 최고(42.4%)였는데 그게 런던에서 바뀔 수 있다.

 

 두 번째 영국이 노리는 유산은 소셜림픽이다. AP통신은 최근 영국이 런던올림픽을 올림픽 사상 최초 소셜림픽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해 런던올림픽을 대대적으로 알리겠다는 의도다. 알렉스 후트 IOC 소셜미디어팀장은 “SNS를 이용해 올림픽을 치르는 게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에는 작은 눈송이였다면 이번에는 엄청난 눈덩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년에 한번 하계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최첨단 방송·정보기술이 선보여졌다. 1936년 베를린 대회 때에는 비록 독일 국내에 머물렀지만 올림픽이 처음으로 TV로 중계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개막식 고화질(HD) 생중계와 실시간 온라인 방송이 처음으로 실시됐다. 그리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기반을 둔 인터랙티브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게 된다.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 경기를 HD로 생중계하는 주관 방송사 BBC는 인터넷에 연결된 PC와 노트북은 물론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PC용 콘텐츠까지 별도로 제공한다. IT와 미디어 컨설팅 업체인 퓨처소스컨설팅은 이전 올림픽에서는 태블릿 기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라며 특히 영상을 볼 때 노트북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올림픽 생중계에 더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이미 올림픽 특집 페이지 구성을 마쳤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초고속 인터넷이 부족했고 2004년 아테네 대회에는 스마트폰이 없었고 베이징올림픽 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소수였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장소와 시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대가 됐고 런던올림픽은 그걸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유산은 클린 올림픽 구현이다. 런던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딴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악물사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도핑 검사가 진행된다. 메달리스트 전원을 상대로 도핑 검사를 하는 것은 올림픽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약물복용 양성반응이 나오면 메달이 취소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역대 올림픽 주요 스캔들 중 하나가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육상 100m에서 우승한 캐나나 벤 존슨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게 드러나 메달을 빼앗긴 사건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존 퍼헤이 회장은 약물을 사용한 선수는 메달을 따더라도 반드시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은 검사관 150여명 등 총 스태프 1000명을 약물검사에 투입한다. 1999년 설립된 WADA도 과거 최대규모였던 베이징올림픽 때 샘플 4770개보다 1300여개가 늘어난 6000개를 채취할 계획이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도 도핑검사 대상이 될 수 있어 12천여 전체 출전 선수 중 절반이 검사를 받아야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3667명이 도핑검사를 받아 26명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4770명 가운데 25명이 각각 양성반응을 보였다. 국내 한 도핑 전문가는 노력이 아니라 약물의 힘에 의존해 메달을 따려고 하는 것은 자기 몸을 버릴 뿐만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하려는 다른 선수들의 정직한 땀을 무시하는 행위라면서 올바른 스포츠 정신 구현을 위해서도 반드시 없어져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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