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까지 프로축구에서 뛰어온 상무(국군체육부대) 축구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프로축구연맹이 최근 상무축구단을 내년부터 2부로 강제 강등시켰기 때문이다. 상무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요구하는 축구팀 자격(클럽 라이선스)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상무는 연고지인 경북 상주와 함께 1부에 잔류하지 못하면 아예 아마추어로 전환하겠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상무 본연의 존재 이유를 살리면서도 잡음과 무리 없이 국내 리그를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무를 어떻게 처리하는 게 바람직할까.

 

 


강제강등, 지금이 적기다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내년부터 강등제가 시행된다. 강등제는 AFC가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다. 프로축구가 있는 나라에서는 거의 대부분 행해지는 기본적인 제도다. 상위리그 하위팀은 이듬해 하부리그로 떨어지고 그 빈 자리를 하위리그 상위팀이 상위리그로 올라와 메우는 식이다. 리그 및 팀 경쟁력 강화에 반드시 필요한 게 승강제다.

승강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AFC는 아시아 각국에서 1부에 한해 일정한 구비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그 중 상무가 만족시킬 수 없는 건 선수들의 신분이다. AFC는 정식으로 프로 계약한 프로선수를 조건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상무 선수들은 원 소속 구단에 있다가 상무로 오면서 아마추어로 신분이 변한다. 상무가 태생적으로 AFC가 요구하는 선수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는 이유다. 연맹은 “상무가 2011년 상주와 연고계약을 할 때 2년 안에 신생팀을 창단하지 못하면 상무는 2부로 내려간다는 조건에 연맹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프로축구는 최근 상위 8개 팀, 하위 8개 팀 등 두 그룹으로 나뉘어 끼리끼리 맞붙어 올 시즌 최종 순위를 가리는 식으로 잔여경기를 시작했다. 하위 8개 팀 중 최하위 2개 팀이 내년 2부로 떨어지는 게 원칙이다. 연맹으로서는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시작하기에 앞서 상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했다. 최종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다 자칫 상무를 포함시켜 잔여리그를 치를 경우 더 복잡한 문제가 생길 게 뻔하기 때문이다.

상무를 억지로 1부에 남게 할 수는 있다. 연고지 또는 상무가 원 프로구단으로부터 선수를 임대하는 식으로 프로급 임대계약을 하는 등 편법에다 또다른 편법을 더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건 문제를 잠시 봉합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 된다. 그렇게 상무를 1부에 남기면 선수 신분에 대한 문제가 또다시 제기되는 걸 피할 수 없다. 적법한 방식으로 상무를 1부에 남길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AFC가 이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 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AFC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라면 AFC가 요구하는 클럽 라이선스를 구비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논리다. 그런 조건을 갖추지 않은 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상무가 상위권으로 K리그 한 시즌을 마쳐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1부에 남을 경우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상무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가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이건 어떤 이유에서든, 어떤 상황 속에서든 무조건 지켜져야 하는 최우선 원칙이다. 우리나라 남자라면 모두 병역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운동선수는 상무를 가지 못하고 소위 ‘막병’으로 2년 동안 군복무를 하면 선수생명이 거의 끝난다. 그걸 막기 위해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스포츠계 유망주가 선수생활을 계속하면서도 군복무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게 상무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프로선수가 일반 군복무를 할 경우 선수생활이 끝난다고 봐야 한다”면서 “프로축구연맹과 축구협회가 설득해 상무가 한 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도 “2부리그도 프로리그다. 뛰는 공간이 달라지는 것일 뿐 똑같이 팀을 운영하면 된다”면서 “상무는 지금처럼 프로선수들이 지원해 입대할 수 있도록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조건은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하면서도 합리적인 추가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특수한 상황에 있는 상무를 다수 일반 축구팀과 같은 리그에서 뛰게 하려면 상무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 상무를 배려하면 타 구단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해서 상무를 제외시킨다면 그건 상무가 존재하는 본연의 의의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만일 그 논리에 의해 상무가 아마추어가 됐다고 치자. 그런 상무는 국가 체육인재를 보호하고 육성한다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기 힘들다. 상무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하려면 가능한 한 상위리그에 남겨야 한다. 동시에 상무의 특수성을 감안해 특례 규정도 마련돼야 한다. 이건 평형성을 운운할 문제가 아니라 축구계 차원의 대승적인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축구는 프로리그,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 등 크게 3그룹으로 분류돼 있다. 이게 내년에는 1부리그, 2부리그,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 등 4그룹이 된다.

상무는 국가 스포츠 발전에 기여해야
최상위인 프로리그는 현재 프로 16개 팀 중 14개 팀으로 구성된다. 그 아래 2부리그는 8개 또는 10개 팀으로 꾸려지는데, 강제강등이 결정된 상무와 올해 최종순위 최하위 등 기존 프로 2개 팀에다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에서 올라올 팀이 가세하는 식이다.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는 기존 구단들이 대부분 남고 새롭게 창단될 소수 팀이 추가로 합류해 꾸려진다.

이때 상무는 2부에 속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수들의 경기력이 유지될 수 있다. 이건 상무가 존재하는 본연의 역할이다. 박문성 위원도 “프로에는 있되 1부에는 올라오지 않는 형태로 상무의 긍정적인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한 동기를 부여받아 2부로 가야
상무가 2부에서 뛰는 것은 프로축구연맹이 결정하고 상무가 받아들이면 된다. AFC는 1부리그에만 클럽 라이선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무가 2부행을 받아들일 경우 선결돼야 할 문제가 있다. 상무가 2부리그를 상위권으로 마쳐 이듬해 1부로 승격할 자격을 갖출 경우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그때도 상무는 AFC가 요구하는 클럽 라이선스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1부로 올라갈 수 없다. 현실적으로 상무가 1부로 올라가지 못하는 걸 전제로 2부에 남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현명하다.

상무가 2부리그를 상위권으로 마쳐도 별다른 메리트 없이 1부 승격 자격이 강제 박탈당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렇게 되면 상무는 끝까지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할 뚜렷한 이유를 갖지 못한다. 그럴 경우 상무는 리그 막판 최선을 다하지 않아 자칫 고의패배 의혹에 휩싸일 수 있다. 다른 팀이 1부로 올라가도록 상무가 일부러 져줬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1부로 올라가지 않는 걸 전제로 상무를 2부에 남게 하려면 상무가 리그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최종순위에 따라 상금을 추가적으로 증가시키는 것 등이 방법이 될 수 있다.

1부 잔류가 아니면 아마추어로 가겠다고 주장하는 상무는 현실적으로 2부행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고 나서 프로축구연맹, 연고지 상주, 상무 축구단은 상무가 포함된 2부리그를 어떻게 잡음 없이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상무의 섭섭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감정에 휩싸여 당장 아마추어로 가겠다고 고집을 피워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건 상무 스스로 본연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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