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 1억85000만달러(약 2150억원), 대지 20만4000평, 그라운드 50개면, 스페인 코치 20여명, 학생수 2800명.

중국프로축구(슈퍼리그) 강호 광저우 헝다가 지난해 여름 광둥성 칭위안에 지은 세계 최대 축구학교 규모다. CNN은 지난 17일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축구에 대해 갖고 있는 3가지 꿈을 이굴 수 있는 곳”이라며 이곳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미국 언론이 중국 축구 학교를 소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름은 헝다축구학교, 영어로 ‘에버그란데 풋볼 스쿨’이다. CNN뿐만 아니라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이 모두 세계 최대 규모라고 전하고 있다. CNN은 중국 축구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억만장자가 몇 백만 달러를 쓰는 것은 일도 아니다”고 전했다. 헝다축구학교도 그렇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도 오른 광저우 헝다의 모기업은 부동산 회사다.

이곳의 상징적인 장소는 학교 정문 앞에 서 있는 높이 12m짜리 월드컵 트로피 모형이다. 이곳이 왜 설립됐고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매일 상기시켜주는 상징물이다. 4년 전 집을 떠나 이곳에서 훈련과 공부를 하고 있는 14세 허신지에는 “국가대표도 되고 스페인리그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꿈을 가진 10대 청소년 2800여명(남자 2600명, 여자 200명)이 모였다. 천연잔디가 깔린 그라운드는 무려 50개 면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파트너십이 체결돼 스페인 코치도 20여명이 있다. 중국에 온지 4년째인 세르히오 자르코 디아스 코치는 “전술 능력과 의사결정력은 가다듬어야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영어 등 일반 학업도 공부하고 축구도 하면서 꿈을 키운다. 주중 훈련을 한 뒤 주말이면 다양한 상대팀을 구성해 평가전을 치른다. 부모들이 직접 이곳으로 와서 관전하기도 한다. 이곳에는 농구장, 테니스장, 배구장. 수영장, 영화관, 실내체육관, 도서관, 식당 등 모든 게 갖춰져 있다.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 ‘할랄 식단’까지 제공된다. 캠퍼스 안에는 높은 나무가 줄을 지어져 심어졌고 가로등도 나란히 있어 유럽형 광장 느낌을 준다. 건물도 대부분 유럽풍이다. CNN은 “학생 1명이 내는 1년 회비는 중국인 평균 연봉보다 약간 높은 6만위안(약 1077만원)”이라며 “일부는 장학금도 받는다”고 전했다.

 

 

 


중국은 단체종목에서 여자농구 정도를 빼고 그동안 국제스포츠계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중국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전공하길 바라는 학문은 지금도 법학과 약학이다. 스포츠를 한다고 해도 수영, 체조, 탁구 등 개인종목에 치중해왔다. CNN은 “이런 추세가 변하고 있고 축구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프로축구는 이미 지난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보다 많은 세계 최고 이적료(1억5000만달러·약 1734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이 역대 세계 축구계 이적료 총액 기록을 경신한 게 이번이 네 번째다. 축구프로축구단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만 48개다. 축구단은 보통 팀당 외국인 선수를 5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그 중 150명 정도가 브라질 출신이며 그 중 22명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에 한 차례 이상 출장한 선수들이다. 디디에 드로그바, 니콜라스 아넬카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거쳐 갔고 루이스 필리페 스콜라리(광저우 헝다), 스벤 예란 에릭손(상하이 상강) 등 세계적인 명장들이 지금 팀을 지휘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받는 연봉은 유럽에서 받는 것보다 5배 가량 높다고 CNN은 설명했다.

 

 



시 주석은 널리 알려진 축구광이다. 그는 몇 해 전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 중국 축구에 대해 갖고 있는 세가지 꿈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향후 5년간 ‘축구특색학교’ 2만개를 짓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같은 최고 지도자의 열렬한 ‘축구 굴기(堀起)’에 중국 프로축구계도 외국 유명선수 영입, 유럽구단 주식 매입 등 공격적인 투자로 화답하고 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유일하다. 당시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면서 1골만 넣는 졸전 끝에 3패로 탈락했다. 현재 중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6위다. 류젠난 헝다축구학교장은 “96위는 중국의 국제적 위치와는 맞지 않는다”며 “4년 후 우리는 아시아 최고가 될 것이며 20~30년 후에는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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