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게임이 만났다. 축구는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공간 속에 새로운 콘텐츠로 거듭났다. 죽은 공간이나 다름이 없던 2002년 한·일월드컵 기념관이 최근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기방식인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통해 활기차고 신나는 테마파크로 변신했다.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한쪽에 위치한 2002년 한·일월드컵 기념관이 지난 2일 3년 간의 준비 작업과 공사를 마친 끝에 ‘풋볼 팬타지움’으로 거듭났다.

새로운 이름에 모든 게 담겨있다. 팬타지움(Fæntasium)은 팬(Fan), 판타지(Fantasy), 뮤지엄(Museum), 스타디움(Stadium)을 합성한 말이다. 팬들이 미래를 꿈꾸는 듯한 환상적인 공간 속에서 한국 축구의 역사적 산물을 접하면서 다양한 축구 컨텐츠를 체험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축구와 온라인 게임을 결합시켜 만든 체험형 코너가 마련됐다. 가상현실(VR) 체험 4곳, 증강현실(AR) 체험 2곳 등 모두 6곳이다. 페널티킥 막기, 페널티킥 차기, 코너킥 차기, 프리킥 차기, 드리블, 타킷 슈팅 등이다. 360도 가상현실 안경을 쓰고 한다. 코너 이름은 ‘퍼스트 터치’다. 관람객에게 처음으로 축구를 접한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는 뜻이다.

풋볼 팬타지움 입구

 

 

체험한 모든 게 점수화된다. 도전 과제와 경쟁, 점수, 보상과 같은 게임 특성을 활용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몰입시키기 위함이다. 유소년 관람객은 입장할 때 미션 카드를 받는다. 거기에 적인 임무를 모두 수행하면 선물을 받는다. 팬타지움의 기획과 운영을 맡은 올리브크리에이티브 유현정 이사는 “오는 5, 6월이면 관람객의 점수가 데이터로 쌓인다”며 “그렇게 되면 자신의 순위가 얼마인지 등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축구사를 살펴보는 코너에는 홀로그램이 사용됐다.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인 박지성, 이영표가 등장해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물론 당시 경기 영상도 3D로 동시 상영된다.

참가자가 페널티킥을 차자 화면에 관련 기록이 나오고 있다. 슈팅 속도는 67.97㎞였고 정확도는 6점, 속도는 5점으로 매겨졌다.360도 가상현실 안경을 쓰고 축구대표팀 상징인 백호가 돼 A매치 곳곳을 살펴볼 수도 있다. 국가대표들의 얼굴, 라커룸 등도 구경할 수 있다. 세계 각국 유니폼을 모니터상에서 입고 찍은 사진도 받을 수 있고 포메이션에 대한 설명도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다.

모두 국내 기술이 적용됐다. ㈜알앤타임, 케이크테라피가 한국컨텐츠진흥원의 사업비를 받아 가상현실 체험코너를 꾸렸고 3D 팩토리가 증강현실과 홀로그램 코너를 맡았다. 유현정 이사는 “관람객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며 “게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관람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끊임없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400평 규모에 마련된 팬타지움은 개막식, 16강, 8강, 4강, 결승, 폐막식으로 코너가 구분돼 있다. 축구 경기의 시작과 끝을 뜻하는 컨셉트가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풋볼 팬타지움에 설치된 포메이션 설명 모니터.

입구에 해당되는 개막식에는 ‘더 글로리’라는 대형 조형물이 설치됐다. 프로젝션 맵핑(대상물 표면에 영상을 투사한 뒤 변화시켜 마치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을 통해 월드컵 공인구 역사와 2002 한·일월드컵 주요 장면 등이 상영된다. 안으로 들어가면 한국축구 및 월드컵 역사, 역대 한국대표팀 감독과 국제대회 성적, 축구 포지션 및 용품 소개 등이 이어진다. 심판 등 축구 경기를 함께 만드는 조력자들도 소개되고 카메라 앞에 설치된 중계석에 앉아 해설자가 되는 느낌도 맛볼 수 있다. 2002년 한국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실물 크기 밀랍인형과 함께 2002년 한·일월드컵 라커룸도 마련됐다.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들고 사진도 찍을 수도 있다.

소셜 큐브를 이용해 국내외 축구 뉴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도 눈에 띈다. 소셜 큐브는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과 연동해 이미지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말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에 게재된 소식이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곳과 대한축구협회, K리그, 2017년 20세 이하 FIFA 월드컵 조직위원회 소식 등 국내 뉴스를 전해주는 곳도 있다.

풋볼 팬타지움에서 식음료를 파는 벤치 앤드(B&L)

폐막식 코너에서는 식음료와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식음료 코너도 축구를 연상시키는 ‘벤치앤드라커(B&L)’로 명명됐고 메뉴도 ‘오 필승 코코 요거트 소다’, ‘전차군단 쉐이크’, ‘삼바 쉐이크’ 등 축구와 관련된 단어로 지어졌다.

리모델링 비용은 총 36억원이 들어갔다. 대한축구협회가 5억원을 댔고 올리브크리에이티브가 31억원을 투자했다. 정의석 대표이사는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미로식으로 만들어 좁은 느낌이 안 든다”며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아이템을 풍부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Posted by 김세훈 기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