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스포츠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경기력과 경기장 분위기가 좋아 경기장을 찾는 것으로 드러났다. 야구 팬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돈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6일 발간한 ‘2016 프로스포츠 고객(관람객) 성향조사’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9~11월까지 국내 프로스포츠 4대 종목인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총 62개 프로구단 관람객 2만621명의 설문 조사를 통해 작성했다. 일부 프로 구단이 팬 성향 조사를 한 적은 있었지만 종목별로 종합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장을 찾는 이유. 경기력 >분위기 > 선호 선수

4개 종목 모두 가장 높은 비중(16.8%)을 차지한 게 ‘응원하는 팀 경기력’이었다. 축구(18.9%), 야구(16.8%), 남자농구(15.6%), 여자농구(12.6%), 배구(14.1%)가 그렇게 답했다. 경기장 분위기가 좋아서라고 답한 응답자도 12.9%나 됐다. 4개 종목 중 야구가 14.1%로 가장 높았다. 치어리더가 이끄는 신나는 응원 분위기, 음식과 경기를 모두 즐기는 여유 등이 이유다. 경기 관람과 관련된 요인별 만족도 조사에서도 응원문화가 68.9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종목별로 보면 야구가 73.3점으로 가장 높았다.

스타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비중은 10.4%였다. 종목별로 보면 여성 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배구가 14.4%로 가장 높았다. 관람객 성비에서도 배구는 유일하게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기 상품. 유니폼 > 응원도구 > 모자

구단 상품을 구입해본 경험이 있는 1만2908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가 유니폼을 샀다고 답했다. 유니폼을 가장 많이 산 것은 야구 팬이다. 야구팬 6015명 중 72.2%가 유니폼을 샀다. 다음으로 많이 팔린 것은 응원도구(48.3%)와 모자(31.2%)였다. 여기에서도 야구팬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야구팬 중 61.3%가 응원도구를 구입했고 46.2%가 모자를 샀다.

상품 구입 비용으로는 5만~10만원대가 18.2%로 가장 높았다. 종목별로 보면 역시 야구 팬들이 지갑을 더 열었다. 야구팬 중 22.1%가 연간 20만원 이상을 쓴다고 답했다. 축구 팬들 중에서도 5만~10만원대가 18.2%로 가장 많았다.

구단 상품을 재구입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58.2%가 그렇다고 답했다. 역시 야구팬이 70.4%로 가장 높았다. 전혀 없다고 답한 것도 야구가 3.9%로 가장 낮았다.

경기장에서 식음료를 사 먹는데 쓰는 비용은 1만~2만원(32%)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먹는 데도 야구팬들은 지갑을 화끈하게 열었다. 야구팬 중 3만원 이상을 쓴다고 답한 팬들이 33.8%로 1만원~2만원(27.7%)라고 답한 팬들보다 많았다.

■식음료, 주차시설, 좌석 불만

경기 관람과 관련된 요인별 만족도 조사에서는 식음료 구입(54.5점), 주차시설(54.7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너무 단순하고 보편적인 메뉴, 식음료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 경기장을 오고가는 교통수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게 자가차량(41.4%)이다. 식음료, 주차시설을 개선한다면 경기장을 다시 찾는 팬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재방문 의사를 밝힌 사람들이 77.6%나 됐다.

좌석에 대한 만족도도 58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국내 경기장은 가능한 한 많은 관중을 수용하기 위해 작은 플라스틱 의자를 촘촘히 붙인다. 미국 프로경기장은 최근 의자를 안락하게 만들어 수용인원을 줄이는 대신 입장권 가격을 높이는 프리미엄 시트를 선보이고 있다.

경기장을 찾지 않은 비관람객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중요하다. 이들 중 경기장을 찾지 않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답한 게 39.8%에 달했다. 응원하는 프로팀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45.6%나 됐고 프로스포츠 정보를 얻기 위해 정보를 탐색한다고 답한 사람도 10명 중 3명꼴이다. 경기장에 갈 동기만 제공하면 언제든 경기장에 올 수 있는 잠재고객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정책 수립을 위한 작은 힌트

경기장에 누구와 함께 오느냐는 질문에 친구가 40.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가족(32.1%), 연인(13.5%)순이었다. 함께 경기장을 방문한 사람들의 수에서도 본인을 포함해 2명이 38.5%로 가장 높았다.

경기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는 인터넷 포털(23.9%)에 이어 지인(14.1%)이 2위에 자리했다. 응원기간이 짧을수록, 경기장 방문 횟수가 적을수록 지인을 통해 경기 정보를 얻는 비중이 높았다. 열성적인 팬들이 다른 사람들을 팬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재영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프로스포츠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면밀히 분석한 이 보고서가 프로리그와 구단 전략수립의 토대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프로스포츠 현장에서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의 향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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