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스포츠는 HMD(Head mounted Display)와 모니터로는 즐길 수 없다. 스크린에 빔을 쏴서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식으로만 가능하다. 이 부문에 대한 원천 기술은 한국이 상당히 높다. 반면 카메라, 센서 등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제작하는 도구 기술은 많이 떨어진다.

VR·AR기술 경쟁은 신시장을 향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다. 기술 유출이 거의 안 된다. 한국이 원천 핵심기술을 이용해 최종 콘텐츠를 완성하는 것까지 보면 미국에 3년 뒤지고 중국에 0.6년 앞선다. 미국은 더 빠르게 앞서가고 중국은 급속하게 좇아오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미래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총 450억원을 지원받는다. 미래부의 콘텐츠 분야 총 예산 420억원 중 300억원이, 문체부 450억원 중 140억원이 온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1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예산만 1000억원을 넘는다.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한 차례만 투자하면 오랜 시간 자금을 회수하면서 추가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반면 한국은 투자액이 부족하고 내수시장이 작다. 이게 한국이 미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중국과의 격차는 더 좁혀지는 이유다. 결국 ETRI는 2014년 중국 베이징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이 기술을 제공하고 중국이 내수시장에서 번 돈을 우리에게 보내주는 식이다. 중국은 한국의 VR, AR 기술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원천 핵심 기술은 정부가 개발하고 응용기술은 기업이 개발해서 판매하는 등 선순환적 생태계가 빨리 구축돼야 한다. 1개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투자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발전 속도가 더뎌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만 그나마 경쟁할 수 있다.

무거운 HMD를 오래 쓰고 스포츠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부조화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시력 감퇴 등 건강에도 좋지 않다. 기술적으로 무안경 3D가 나오면 HMD는 결국 끝난다. 이처럼 VR은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세계는 AR로 옮아가고 있다. 페이스북도 VR에서 이미 발을 빼고 있다.

<이길행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차세대 콘텐츠 연구본부장>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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