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18일 인천 남구 문학동에 있는 SK행복드림구장에서 ‘뮤지절 앳 더 볼 파크’ 페스티벌이 열렸다. 시민 3500명이 푸드트럭 9대에 마련된 음식을 먹은 뒤 뮤지컬 배우 강필석씨의 노래와 설명을 들으며 농구코트 3배 크기인 대형 전광판을 통해 프랑스 뮤지컬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을 감상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공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2014년 큰 결단을 내렸다. 현재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행복드림구장뿐 아니라 축구장, 보조구장 등 인천문학경기장에 대한 운영권을 대부분 인천시로부터 받아 위탁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당시 문학경기장은 10년 동안 200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인천시는 그해 아시안게임을 위해 신규 경기장을 8곳이나 건립했다.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한 인천시는 SK에 협조를 요청했고 SK는 3년간 검토 끝에 수용했다. 국내 프로구단 최초로 이뤄진 공공시설 민간위탁 운영이었다. 김찬무 SK야구단 사업본부 팀장은 “야구단도 모기업 의존도가 높고 관중이 정체된 상황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 신규 수익원을 창출해야했다”고 말했다.
 SK는 인천시와 ‘5년+5년’으로 계약했다. SK는 문학경기장 내 체육회·수영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가져왔다. 대신 경기장 운영비용을 감당하고 수입·지출 정산 후 남은 이익금 중 20~30%를 인천시로 보내기로 했다. SK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을, 인천시가 시설 보수 등 하드웨어 관리를 각각 담당하는 형태다. 특혜 의혹도 있었다. 김 팀장은 “야구단 경영도 더 개선되지 않고 프로축구단 인천도 문학을 떠나 축구장 수익도 없는데도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SK는 수익사업 전담부서를 꾸렸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했고 하나씩 실천했다. 축구장 건물에 있는 컨벤션센터에 스포츠센터 등 신규 사업을 유치했고 주차장 시스템도 정비해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였다. 야구장을 개방해 캠핑 페스티벌도 열었고 경기장 인근에서는 프리마켓, 드론 레이싱, 버블 페스티벌 등 행사도 마련했다. 문학경기장에서 일한 시설관리공단 직원 90명이 아시안게임 신축경기장으로 옮기면서 별다른 마찰도 빚지 않았다.
 SK는 과거에도 인천시와 연계해 시설 개·보수를 가장 잘 한 구단이다. 지자체, 시설관리공단이 거부하는 탓에 의자 몇 개조차 교체하기도 힘든 다른 지자체와는 달랐다. SK는 구단 돈을 투자해 배팅 존·피칭 존·키즈 존 설치, 프리미엄 석·패밀리 존·바비큐 존·파티석 조성, 화장실 개보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인천시도 재정적·행정적으로 힘을 보탰다.
 김 팀장은 “야구단이 해외야구팀을 방문해 얻은 자료를 지속적으로 인천시 측과 공유했다”며 “인천시도 경기장을 왜 리모델링해야 하는지 공감하면서 야구단 의견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야구단은 지난해 72억원을 들여 최신식 전광판을 설치했다. 여기에도 인천시가 절반 정도 액수를 지원한다. 인천시는 야구단으로부터 받기로 한 수익 중 일정 부분 차감해주기로 했다. SK는 지난 3년 동안 140억원(운영비 제외)을 투자했고 효과가 조금씩 나타났다. 매년 20억원 안팎 적자가 2015년 17억원, 2016년 21억원 등 흑자로 돌아섰다.
 이것은 민간 위탁 운영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일 뿐 성공을 보증하는 건 아니다. 끊임없이 도전과 혁신을 거듭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 궁극적인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문학경기장 연간 방문객 180만명을 800만명까지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연예 이벤트 및 스포츠 교실 개최, 경기장 대관, SQ(스포츠 지능지수) 월드·어린이 박물관 운영 등이 진행 중이다. 또 골프연습장·컨테이너 샵·먹거리타운·디자인 거리·리테일 샵도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문학경기장을 스포츠를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체험, 놀이, 철학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노력이다. 이처럼 문학경기장을 스포츠컴플렉스로 변모시키는 프로젝트로 SK는 2016년 제12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지금 SK의 최대 고민은 축구장 활용방안 마련이다. 현재 축구장은 임시로 빌려 쓰는 경우만 이뤄질 뿐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팀이나 단체가 없다. 대규모 문화공연행사는 티켓 구매력이 떨어지는 데다 더 좋은 행사가 서울에 집중돼 경쟁력이 약하다. 잔디가 망가지고 2002년 월드컵 경기장으로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축구계 반발도 있다. SK는 최근 사무실을 야구장에서 축구장으로 옮겼다. 김 팀장은 텅빈 축구장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든 미국 펜웨이파크, 일본 도쿄돔처럼 스포츠와 문화, 레저, 쇼핑이 복합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프로야구 경기장 중 고척돔만 당일 대관일 뿐 다른 9곳은 위탁 또는 장기 임대로 사용되고 있다. 경기수(영업일수)가 넉넉하고 관중도 많아서 구단이 결단만 내리면 많은 걸 바꿀 수 있다. 김 팀장은 “프로구단들은 지자체가 그동안 일해온 방식을 바꾸지 않을 거라고 판단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지자체가 구단 계획을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접촉하고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문학축구장 외부에 설치된 워터파크와 눈썰매장에서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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