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i_Lindsey 위키피디아

 

미국, 영국, 독일, 멕시코의 전·현직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15일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를 향한 최대 10일짜리 등산 여정을 시작했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모인 18세에서 66세 여성 축구인들이 왜 힘겨운 아프리카 최고봉을 오르려고 할까.

CNN은 14일 “이들이 킬리만자로 정상(해발 약 6000m)에 오른 뒤 약간 내려와 5730m 고지에서 90분간 축구 경기를 한다”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하는 축구 경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이같은 특별한 도전에 나선 것은 전세계에 스포츠계에 만연된 여성 차별을 알리기 위해서다. 은퇴한 미국여자 축구국가대표 로리 린제이는 CNN을 통해 “여성들이 스포츠에서 접하는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린제이는 2011년 여자월드컵,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미국대표로 활약했다. 이번 등반 축구팀 명단에는 전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 레이첼 유니트, 독일 대표팀 출신 페트라 란더스, 멕시코 주장을 역임한 모니카 곤잘레스 등이 포함됐다. 경기는 날씨 사정에 따라 오는 24일 또는 25일 열린다. 이번 이벤트는 스포츠에서 양성 평등을 주장하는 ‘이퀄플레잉필드 재단’이 기획했고 비용도 공개 모금했다.

이들은 킬리만자로에서 역사적인 축구경기를 한 뒤 내려와 오는 11월까지 남아공, 아르헨티나, 잠비아, 멕시코, 두바인, 베이징, 요르단 등 최대 15개국으로 이동해 여성 스포츠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벌인다. 이퀄플레잉필드 공동 창립자 로라 영손은 “우리는 세계 최고 고지에서 경기하는 새기록을 세움으로써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남녀 불평등과 계속 싸워나가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며 “여자 누구도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연대, 리더십, 건강 등에서 배제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린제이는 “2015년 여자월드컵에서 태국대표 선수들이 남자대표팀이 더 이상 입지 않은 유니폼을 입고 나온 걸 봤다”며 “여성들이 스포츠에서 받는 차별이 계속 알려야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린제이는 “여자월드컵 출전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까지 늘어나도록 노력할 방침”이라며 “여자월드컵에서 10-0 경기가 나오더라도 그게 극심한 차별의 결과라는 것을 알려야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차별받는 여성스포츠에 대한 불만이 크게 노출됐다. 지난 4월 미국여자국가대표팀은 미국축구협회와 연봉 인상 등을 놓고 오랜 시간 충돌했다. CNN은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여자대표팀이 남자대표선수들이 비해 불공평하게 적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몇몇 선수들은 지난 3월 연봉 차별을 받고 있다며 양성평등고용 당국에 소송까지 냈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아일랜드 여자축구대표팀은 파업을 불사하며 시위까지 벌였다. 아일랜드 대표팀 대표자인 스튜어트 길훌리는 “여자 대표 선수들이 아일랜드축구협회로부터 ‘5급 시민’으로 취급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Posted by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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